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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giner InterviewRACHE' BY RACHEL

RACHE’ BY RACHEL

By 2022년 05월 12일6월 27th, 2022No Comments

“성실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장벽이 생겨도 넘을 수 있도록요. 그리고 뭐든 많이 겪고 많이 배워보세요. 그러다보면 일이 풀릴 기회가 올 거예요”

그와의 대화를 하며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성실함’과 ‘단단함’이었다.
인터뷰 중에도 내내 또박또박 성실하게 답변하는 디자이너 김민정과 대화하며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앞날은 밝을 수밖에 없겠다.
원래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나요?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하긴 했어요. 저희 엄마가 옷을 굉장히 좋아하셨는데 특히 엄마의 멋진 출근 OOTD(Outfit Of The Day)에 영향을 많이 받았죠. 스스로 옷을 입을 때부터 엄마 옷장에 들어가 플레어 롱스커트를 튜브톱으로 입어보며 놀곤 했어요. 하지만 패션을 전공할 생각은 못 했어요. 부모님 모두 교육계 종사자셔서 패션 분야에 대해 알 수 있는 경로가 별로 없었거든요. 그러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진학했는데, 1년 정도 다니고 바로 자각했어요, ‘이 길은 내 길이 정말 아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벽을 만나고 고민할 무렵, 마침 고등학교 선배가 패션계에서 모델로 활발하게 이름을 날리는 중이었어요. 선배의 방송 활동을 통해 모델과 디자이너가 일하는 모습을 접했는데, 저게 커리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게다가 미술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겼고 손재주도 좋은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 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배우고 싶다고, 미대 진학을 희망한다고 말씀드렸어요. 다행히 부모님께서 전적으로 지원해 주셨습니다.

처음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준비한 건 아니었군요.
네, 그건 아니었어요. 학교를 관두고 한국에 돌아와 유학 미술 학원에 다녔는데 원장님이 그러셨어요, 과를 정해서 공부를 해보자고. 여러 카테고리를 설명해주시면서 제가 옷을 좋아하니까 패션 디자인 계통을 추천하셨죠. 그렇게 좋은 선생님의 가이드 아래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뉴욕의 FIT로 날아갔습니다.
FIT에서 전공은 뭐였어요?
세부 전공을 2년 단위로 바꿔야 했는데 1, 2학년 때는 여성복을, 3, 4학년 때는 니트 웨어를 전공했어요. 4학년 때는 밀라노에 있는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덕에 밀라노에서 공부했고요. 이쯤부터 이제 뭐 먹고 살지 (웃음) 고민을 시작했어요.
원래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던 건가요?
그렇다기보다 그때가 유튜버들의 패션 하울 같은 게 뜨던 시기였는데 보면서 저 또한 옷을 소통의 창구로 쓰는 플랫폼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유튜버는 끌리지 않았고 ‘내 것이면 좋겠는 거예요. 회사 소속이 아닌 내가 만든 무언가. 고민 끝에 우선 한국에 들어가 국내 시장을 먼저 파악하고 공부한 후, 뭘 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마음먹었죠. 그래서 귀국 후 한국 시장을 연구하고 온라인 플랫폼도 공부할 겸 겸사겸사 잘 나가던 인터넷 쇼핑몰에 MD로 입사했어요. 지금은 개인 브랜드가 많지만, 당시 한국 패션은 도매가 차지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1년 정도 일하고 라쉐바이레이첼을 만들었습니다.
쇼핑몰에서 일하며 브랜드를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군요.
맞아요.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한꺼번에 그만두면서 웬만한 업무는 다 경험해봤거든요. 덕분에 온라인 생태계에서 훈련 받으며 자기효능감에 대한 확신이 들었죠. (웃음) 게다가 주로 맡았던 업무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과 일맥상통했어요. 일단 동대문에서 옷이 오면 전부 풀어서 스타일링해 대표님께 확인 받았는데, 대표님들이 굉장히 만족해 하셨어요. 이미 물건을 많이 팔아본 분들에게 인정받고 나니, 내가 판매할 수 있는 감도는 있나 보다 싶었죠. 그리고 제가 촬영을 맡았던 사진이 항상 홈페이지 메인에 올라왔어요. 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차올랐죠. (웃음) 쇼핑몰 내 자체 제작도 담당했고요.
도매부터 디자인까지 전부 해본 거나 다름없네요.
내 브랜드를 시도하기 전 자체 제작으로 많이 연습해본 거나 다름없죠. 당시 회사와 협력했던 공장 측과 친분이 쌓여 라쉐를 런칭했을 때, 거기서 맡아 줬답니다. 다양한 업무를 골고루 해 본 경험이 결국 라쉐를 탄생시켰어요. 워낙 새로운 걸 시도하고 도전적인 성격이어서 직원이지만 사장 마인드로 열심히 일했죠. 의견도 활발하게 내고. 결정적으로 대표님께 언제 창업했는지 여쭤봤는데 26살에 하셨더라고요. 그때 제가 27살이었어요. 이 나이에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구나 싶어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라쉐바이레이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라쉐바이레이첼(이하 ‘라쉐’)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대담한 색감으로 시선을 끄는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에요. 활동적이고 다양한 문화 생활을 즐기는 2, 30대를 타깃으로 이들의 컬러풀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한답니다.

라쉐의 시작은 2018년 네이버 블로그부터 였어요. 자체 제작과 사입을 함께 진행하다가 자체 제작 상품 하나만 팔려도 바로 내 브랜드 웹사이트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 2019년에 웹사이트를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라쉐를 시작했어요.

1인 기업으로 라쉐를 이끌고 있는데 일과가 궁금해요.
주로 오전에는 원단 시장에 갔다 공장에 들르고 하루 동안 쌓인 CS를 처리해요. 오후에는 촬영을 하고 배송 나갈 상품들을 챙겨요. 홈페이지 관리도 하고요. 그리고 매일 2, 3시간 정도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건 아무리 바빠도 꼭 확보하는 스케줄이에요.
혼자 모든 걸 해내야 하니 24시간이 모자라겠어요.
맞아요, 늘 빡빡하게 사는 편이에요. (웃음) 디자인 업무가 빠져서 조금 여유로운 시기에도 영감을 얻으려 뭐라도 보러 다니고.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 시도한 게 있다면?
회사 경력이 짧아서 아쉬운 게 이 부분이에요. 홍보, 마케팅 경험이 부족하다고 할까요. 대신 제가 아는 선에서 SNS 채널을 열심히 활용했는데, 라쉐를 잘 소화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컨택해 옷을 보냈어요. 거절 당한 적도 있지만 감사하게도 옷을 받고 SNS에 노출해준 분들 덕에 홍보 효과를 봤죠.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메시지가 와 드라마에 협찬한 적도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곧 창업 4년차인데 그동안 달려왔던 과정을 되돌아보려 해요. 학교를 졸업하면서 4년 단위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인생 계획을 짜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엄청 신중해요. 이제껏 쌓은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나아가는 게 목표입니다.
민정 님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실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장벽이 생겨도 넘을 수 있도록. 예를 들면 전 자금이 모자랄 땐 직장생활을 하며 라쉐를 병행했어요. 그리고 뭐든 많이 겪고 많이 배워보세요. 그러다 보면 일이 풀릴 기회가 올 거예요. 0에서 1을 만드는 게 참 어렵지만,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1이 만들어집니다. 1이 만들어지면 그 뒤엔 더 잘 풀릴 테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미래의 디자이너에게 한 마디 부탁 드려요.
디자인은 너무 좋은 일이에요.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은 내면에 창조하고 만들겠다는 욕구와 함께, 본인의 ‘상상’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싶어 할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거라 생각합니다.
designer

김민정

Founded in 2018, RACHE’ BY RACHEL is a clothing brand based in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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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xed and cool attitude, great discernment, and decent taste.